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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성실하면 길이 열립니다

홍보부 2011-01-19 조회  2188

[▲ 사진설명 : 출소한 후 떡볶이 장사를 하고 있는 김윤호씨. 그의 뒤에서 기쁨과희망은행 최연우(베드로)씨가 밝게 웃고 있다.]


[평화신문 2011년 1월 1일[1099호] 에 실린 기사내용입니다.]

성실하면 길이 열립니다

떡볶이 장사하는 출소자 김윤호씨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는 이들이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희망을 건져 올리는 이웃들은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어 준다. 삶의 온도를 높여주는 이웃들을 만나 그들의 2011년 새해 희망과 도전을 들어본다.

'죽으란 법은 없더라고요. 그땐 인생 막장이라고 생각했는데, 교도소에서 성실하게 지내니까 나와서도 길이 열리네요. 허허.'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의 13㎡ 남짓한 분식집. 한 학생이 떡볶이와 어묵을 주문하자 김윤호(41)씨가 어묵을 건져 올린다. 통통한 어묵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너무 숨가쁘게 살아왔어요. 대한민국에 떡볶이집 체인점을 2만 개로 늘리는 게 목표였으니까요. 수감생활하면서 겸손을 배우고 왔습니다.'

 잘나갈 때는 떡볶이 사업으로 연 매출 8억 원을 올렸던 김씨는 1년 전 출소했다. 동업자와의 마찰로 폭행을 저질렀고 교도소에서 10개월을 복역했다.

 '시원하게 툭 털고 나왔어요. 교도소에서 책 읽고 운동도 하면서 값진 것을 배웠습니다. 전화위복이죠. 교도소 주임이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를 소개시켜주셨어요.'

 땡전 한 푼 없이 출소한 그는 사회교정사목위원회 기쁨과희망은행에서 창업 자금을 대출받았다. 지난해 4월 창업교육 수료 후 1800만 원을 대출받은 그는 지난 11월 가게를 얻어 분식집을 차렸다.

 '10원도 없이 시작한 장사인데, 100배로 갚고 싶어요. 제가 꼭 후원자가 돼서 다른 출소자들의 취업과 창업을 돕고 싶습니다. 도움받은 이상으로 돌려줘야죠.'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띤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친다. 그는 최근 의정부교도소 출소자 모임 '넝쿨회'에 나가 출소자들의 자활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앞치마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종이 한 장을 꺼내 보여줬다. 수감생활을 하면서 세운 행동 지침 10가지가 적혀 있다. 그는 '교도소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있으면 그 안에서도 할 일이 많다'면서 '넘어지면 다시 또 일어나면 되는 게 삶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래 전 아내와 헤어진 그는 지금 아버지와 함께 지하 월세방에서 살고 있다. 단칸방이라도 따뜻한 방으로 옮기는 게 꿈이다.

 '지금까지 큰 냉면그릇을 꿈꾸고 살았다면 앞으로는 작은 밥공기가 되고 싶어요. 허황된 꿈은 좇지 않을 겁니다. 이제는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요. 성당에 나가야죠.'

 함께 동행한 기쁨과희망은행 사후관리 담당자 최연우(베드로)씨는 '대출을 받고도 제대로 자리를 잡기가 힘든데, 이렇게 열심히 생활해서 대출금을 갚으면 또 다른 출소자들을 도울 수 있다'며 김씨를 격려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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