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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폐셜 '용서,...' TV시청 후기[1]

교육홍보 2008-12-30 조회  2768

SBS 스페셜 (2008.12.28) - 용서, 그 먼 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

참혹했던 그날, 2003년 10월 9일 어머니, 아내, 아들까지 가족 세 명을 한꺼번에 살인마에게 잃어버린지 4년, 그 뒤로 지금껏 사는 것이 단 한순간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상실과 절망의 끝에서 살인자를 용서한 뒤 한강에 몸을 던져 세상을 정리하려 했던 피해자 유가족 K씨...
그런데 한순간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신기하게도 용서를 한 그 순간 죽을 생각이 싹 가시더라는 것
포기하려던 삶의 욕구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하고 그는 마침내 살인자를 위해 사형만은 면하게 해달라는 탄원서를 쓰기에 이른다.

용서를 했지만 사는 것이 예전처럼 아름답지는 않다.
비록 몸은 살았어도 마음은 또 다른 감옥 속에 갇혔다.
기도를 하면서도 때때로 여전히 한강 물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죽은 사람과 살아남은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는 범인을 용서하고 싶었지만, 범인을 용서하면서부터 벌어진 딸들과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딸들은 살인자를 용서한 아버지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심지어 아버지를 정신병자 취급하기까지 한다.

얼마나 어렵고 괴로웠으면 무작정 성당을 찾아갔을까
사무치도록 외로운 그에게 유일한 위로는 늦게 입문한 종교뿐이지만 믿음도 순간순간 일어나는 번민으로 인해 자주 흔들린다.
악몽은 곧 그의 현실이기도 했다.
분명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길이 사라져버렸다.
시간도 기억도 모든 희망도 사라졌다.
대부를 부둥켜 안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그,신이 가르쳐주신 용서는 가혹하게도 평안만을 가져다주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마저도 신의 뜻이었을까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 앞에 혼자 내동댕이쳐진 느낌이다.
누구한테 내 마음을 털어놓을까
살아있는게 죄스럽고 딸들의 마음을 헤집어 놓은 것 같아 미안하다.

사형선고를 받고 13년 째 복역중인 사형수
그리고 또 한사람의 사형수인 수형번호 3758번은 10년 전 막가파 조직원이다.
그들은 말한다.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리고 죄값은 당연히 받아야 하겠지만 죽기전에 피해자 가족들에게 자신들의 변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받고 싶다는 바람을.

2007년 10월 10일 사형폐지국가 선포식
그곳에서 만난 사형수 아버지와 포옹하면서
K가 오히려 '많이 힘드시죠?' 하며 위로를 전하지만...
스치고 지나가는 표정으로 보아 심경이 매우 복잡해 보였다.
피해자 가족의 고통은 여전히 생생한데, 사형제 폐지란 있을 수 없다는 또 다른 피해자들.
그는 알고 싶었다 자신이 선택한 용서가 맞는 것인지
그렇다면 자신이 겪는 이 고통은 무엇인지
지금의 혼란과 답답함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는 미국 텍사스에서 개최되는 살인 피해자 유가족들의 치유 모임인 'Journey of Hope (희망여행)'에 참가하게 된다.
참가한 사람들로부터 용서가 불러온 치유의 힘에 대해 들으면서
그도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아간다.

할머니를 살해당했다는 어느 피해자는 말한다.
분노로 뒤덮여 있는 동안 할머니는 우리들 기억에, 끔찍한 현장에 쓰러진 모습으로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범인을 용서하면서부터 우리의 기억이 바뀌었다.
할머니가 어떤 사람이고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얼마나 아름다운 삶을 살다가셨는지를 떠올리게 되었다고...

피해자 가족들이 분노와 증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살인자의 가족 또한 얼마나 고통스런 삶을 살겠는가?
그는 피해자이면서 또한 가해자의 가족이기도 한 어느 할머니를 위로한다.
눈총받으면서, 사회에서 저주받으면서 사시기가 얼마나 힘드셨어요?

또 다른 참가자의 말이다.
사건 이후 내 삶이라는 바구니를 내 딸을 죽인 살인자와 술과 담배로만 채웠는데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다, 사형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용서만이 자신을 되찾는 유일한 길이었다. 하지만 용서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내 삶에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마음 속에 분노가 남아있다.
K씨도 자신의 치유를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은 상처를 조금씩 씻어주지만 완전히 씻을 수는 없다.
그는 묻는다.
만일 용서가 답이 될 수 없다면, 그렇다면 무엇으로 피해자 가족들이 슬픔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겠느냐고...

사람에 대한 사랑과 애정, 슬픔과 고통을 사랑과 용서로 치유하는 것을 보면서 K씨는 말한다.
무언가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 있다는 것을 배우고 갑니다.
마치 캄캄한 길에서 나침반을 찾은 것 같다고...

희망여행을 다녀와서 사형수에게 당신을 용서하겠노라고 편지를 쓰는 K씨, 그리고 다른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상담자는 가해자를 상징하는 빈 의자를 향해 피해자 가족들이 마음껏 욕하면서 내재된 감정을 표출할 것을 주문한다.
그런데 욕설은 커녕 큰소리조차 내지르지 못하는 K씨 억눌려 있는 분노를 마음껏 폭발하는 것이 치유의 한 방법이지만, 그는 이미 분노를 표현하지도 못할만큼 무기력해져 있었다

또 다른 피해자 가족의 사연...
아픈 기억을 잊는 것이, 상처를 지우는 것이 행여 죽은 딸에게 미안한 일이 되지는 않을까 생각하니 더욱 눈물이 흐른다.
아빠가 용서할 수 있도록 용기를 다오, 부르짖는 아빠의 절규...

그들은 말한다. 지금 우리는 용서라는 참으로 먼 길을 가고 있다고... 언젠가 그 먼 길 끝에서 용서를 만나게 될 때, 그때 비로소 내 상처가 치유될 것이라고...

기억에 남는 말 한마디...
부모가 죽었을 때 우리는 언덕에 올라가 묻지요
하지만 자식들이 죽으면 우리는 가슴에 묻게 됩니다.

프로그램을 보는 두 시간 내내 가슴이 먹먹하였다.
내가 만일 피해 당사자라면 가해자를 용서하는 일이 가능할 것인가?
회복되기 어려운 상처 앞에서 지금 이 시간도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 유가족에게 깊은 마음의 위로를 전하고 싶다.

위 글은 [행복♡한 시☆인]님의 블로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원문은 [http://blog.naver.com/ohappypoet/70039516651]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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