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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건이 빚진 아이들<하> / ‘범죄자 자식’이 된 아이, 기댈 곳은 ‘운’밖에 없었다

운영지원 2022-04-15 조회  768

사건이 빚진 아이들<하>

‘범죄자 자식’이 된 아이, 기댈 곳은 ‘운’밖에 없었다

이유진 기자 박하얀 기자
경향신문 일러스트|김상민 기자

경향신문 일러스트|김상민 기자

만 18세. 은지(가명)가 두 동생의 보호자가 되던 때의 나이다. 삼남매가 의지할 유일한 어른이던 엄마가 수감돼 아이들은 양육자를 잃었다. 은지의 엄마는 이혼 후 친척들과도 관계를 끊었다. 남겨진 아이들을 구한 건 지자체 관계자였다. “기초생활수급 가정이었던 덕에 ‘발굴’이 그나마 쉬웠다”고 했다. 가정위탁을 하려면 보호자 나이가 만 25세 이상이어야 하지만 추가 지원금 30만원을 받아 아이들이 ‘먹고 살 수 있게’ 지원하려면 고3인 은지를 보호자로 세워야 했다. 둘째 동생은 고등학교 2학년, 막냇동생은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무렵이었다. 엄마가 출소할 때까지 은지는 동생들의 위탁 보호자로 1년여를 지냈다.

아동 지원기관 관계자들은 은지를 두고 “운이 좋았다”고 했다. 피해자 보호 업무를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 조사 단계에서의 지원은 범죄 피해 가정으로 대상이 한정돼 범죄자 가정의 경우엔 발굴과 지속적인 지원이 쉽지 않다”고 했다. ‘한부모가족 지원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 개별법의 수혜대상 요건을 갖추지 않는 이상 사례 개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부모의 수감으로 경제적·정서적 위기를 맞고도 복지 사각지대에 남겨진 아이들이 많은 이유다.

수용자 자녀 수에 대한 기관별 집계차도 사각지대를 짐작하게 한다. 국내에서 수용자 자녀의 실태를 처음 조사한 건 2017년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당시 수용자 자녀 수를 연간 약 5만4000명으로 파악했다. 반면 법무부가 지난해 4월 실시한 수용자 미성년 자녀 현황 조사에선 수용자 자녀 수가 1만2167명으로 집계됐다. 기명조사인데다 응답 거부율이 23.3%에 이르러 실제론 더 많은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가 파악한 2020년 보호대상아동 신규 발생 5053명 중 수용자 자녀는 166명에 그쳤다.



※ 기사 원문 :  [사건이 빚진 아이들<하>]‘범죄자 자식’이 된 아이, 기댈 곳은 ‘운’밖에 없었다 - 경향신문 (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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