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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재소자, 격리할 ‘대상’ 아닌 보듬어야 할 ‘사람’

홍보부 2018-10-26 조회  1027

여론사람들
재소자, 격리할 ‘대상’ 아닌 보듬어야 할 ‘사람’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현대일 신부
2018. 10. 28발행 [1487호]







“교정 시설 재소자들은 사회에 상처를 준 사람들이지만, 반대로 사회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기도 하죠.”

‘교정의 날(10월 28일)’을 맞아 만난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현대일(사진) 신부는 이같이 말하며, 재소자들은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할 ‘괴물’이 아닌 사회가 보듬어야 할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교정사목은 사목자나 사목 대상자 모두에게 많은 제약이 따른다. 사목자가 교정 시설에 계속 머무를 수 없을 뿐 아니라 재소자를 만날 때도 감시를 당한다. 지원 물품도 엄격하게 검열된다. 현 신부는 “명절 때만이라도 재소자들이 평소 먹지 못하는 음식을 챙겨주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규정상 모두 허용되지 않아 지원에 고민이 따른다”고 밝혔다.

교정사목위는 현재 서울구치소, 서울 동부구치소, 서울 남부구치소ㆍ남부교도소, 청소년 보호기관 고봉중고등학교, 서울소년 분류심사원 등을 사목 범위로 두고 활동한다. 교정사목위 소속 사제와 봉사자들은 매주 2시간씩 정기적으로 재소자들과 만나 기도와 나눔을 나누고 미사를 봉헌한다. 지난 8월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으로 부임한 현 신부는 재소자들과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최대한 자주 교정시설에 방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용자들은 사회에서 많은 비난을 받고,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힌 후 마음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아 오랜 시간 그들을 만나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정 시설은 통제가 원칙이다. 교도관이나 관계자들은 따뜻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보다 엄격하게 재소자들을 대한다. 현 신부는 이런 이유에서 재소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은 다른 누구도 아닌 ‘교회’가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들을 희망의 목소리로 토닥거리는 일은 사목자들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현 신부는 그들에게 절대로 ‘선교’나 ‘세례’를 먼저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재소자들에게 종교부터 강조하는 것은 자칫 교회의 이기심으로 보일 수 있어서다. 현 신부는 “재소자들이 만나는 교회 모습은 교정 사목자들의 모습이 전부일 수 있어 항상 조심스럽다”며 “강론이나 면담할 때도 종교의 의미를 부각하기보다 ‘당신들 곁에 우리가 있다’는 긍정적이고 편안한 이야기만 강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 신부는 사목자들의 노력도 중요하나 사회 구성원의 인식이 가장 크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소자 중에는 악의를 갖고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들도 있지만, 우발적 사고와 사업 실패 등 갑작스러운 위기로 범죄자가 된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교정 시설에 있는 재소자들을 교화하고, 그들을 사회 구성원으로서 보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현 신부는 거듭 당부했다.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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