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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영등포 교도소 수용자의 참회·감사의 시

교육홍보 2009-10-05 조회  2505

[‣ 사진 설명 : 자필로 보내온 시,「나의 스무살」]

아래는 가톨릭신문 2009년 10월 4일자 기사 내용입니다.

영등포 교도소 수용자의 참회·감사의 시어두운 철창 속 희망의 노래

10대는 불우했다. 사회주의운동에 가담했던 아버지는 ‘이 나라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울었고, 어린 그도 ‘서러운 삶을 토해내면서’ 따라 울었다. 20대는 어두웠다. ‘살인, 강도, 사기꾼, 좀도둑, 건달…’죄로 상처받은 영혼이었다. 그 남자의 30대와 40대는 철창 안에 갇혀있다. 그의 삶도 함께 갇혔다.

서른다섯에 살인을 저지르고 15년형을 받아, 13년간 복역하고 출소를 2년 앞둔 그 남자의 세례명은 루카. 신앙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찬물이 이마에 부어지던 세례의 순간을 그는 기억했다. 그래서인지 교도소를 찾아오는 교정사목 위원회 손선하 수녀(서울 사회교정사목위원회)를 가깝게 느꼈다. 그리고 그 앞으로 편지를 보내왔다.

“그날 수녀님 뵙는 순간 적잖이 많이 놀랐습니다. 푸석푸석하고 부으신 모습이 몸살 감기나 걸려서 고생하신 걸로 생각했으니까요…수녀님! 요즘 제게 이상한 변화가 생깁니다. 슬픈 음악만 들어도 눈물이 납니다…책이나 신문을 보다가도 슬프게 느껴지면 감정이 북받쳐 울고 싶어지니….(중략)”

그리고 그 편지 속에는 지난 세월을 반추하는 그의 철창 속 삶이 고스란히 녹아든 시가 들어있었다.

“잃어버린 옛날이 그리웁구나/아버지는 철학이 잘못되어 이렇게 산다고/한 여자가 희미한 스크린 속을 숨 가쁘게 뛰고 있다/삶/생존/삶은 처절한 것이다.-「나의 스무살」중에서”

“단절의 벽이 나를 가두고/저 넓은 하늘 마저 제대로 볼 수 없는/거대한 벽 앞에 상처받은 왜소한/군상들/삶의 상흔들//‘아무도 울지 않은 밤은 없다고 했던가.’-「모닥불」중에서”

불우한 10대, 어두운 20대를 보내고 30~40대를 모두 교도소에서 보낸 한 사람이, 영등포 교도소에서 50세 출소를 앞두고 감옥에서 시를 쓰며 새 삶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시와 사연은 10월 교정지에도 실릴 예정이다.

‘주님, 웃음보단 눈물이, 빛보단 어둠이 깃들었던 그의 앞날에 기쁨과 희망이 함께 하도록 도와주소서!’

임양미 기자(sophi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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